저는 평생 헌혈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혈액량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 제가 겪었던 만성적인 소화불량, 밤마다 찾아오는 불면증, 손발이 차가운 증상들이 모두 이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훨씬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자율신경 실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혈액량 부족이 모든 증상의 시작점이었습니다.

혈액량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구체적인 증상들
혈액량 부족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혈액 검사에서 정상 수치가 나왔는데 왜 증상은 계속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빈혈 검사를 했을 때 수치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몸은 여전히 불편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혈액 검사가 측정하는 것은 혈액의 '조성'과 '질'이지, 몸 전체를 순환하는 혈액의 '총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량의 혈액을 뽑아서 단위 면적당 적혈구 수나 헤모글로빈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혈액량이 부족한 상태는 포착되지 않습니다. 마치 택배 차량 한 대를 검사해서 차량 상태는 정상이라고 판단했지만, 정작 물류센터에 필요한 총 차량 대수가 부족한 상황과 비슷합니다.
혈액량이 부족하면 가장 먼저 심장에 부담이 갑니다. 적은 혈액으로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야 하니 심박수가 높아지고, 심장이 더 강하게 수축하게 됩니다. 저도 가만히 앉아 있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특히 밤에 누우면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에서 울려서 잠들기가 힘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혈액량 부족으로 인한 심계항진 증상입니다.
동시에 몸은 중심 혈관의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말초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그 결과 손발이 차가워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손톱이 약해지고 머리카락도 푸석해집니다. 제 경우 겨울이 아니어도 손발이 차가웠고, 특히 손톱 색이 분홍빛이 아닌 창백한 편이었습니다. 또한 뇌로 가는 혈류량도 줄어들면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어지러움, 만성 피로가 찾아옵니다.
소화기관 역시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밥을 먹어도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며, 식욕이 떨어집니다. 저는 식사 후 항상 소화제를 챙겨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약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켰을 뿐입니다. 근본 원인인 혈액량 부족은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혈액량을 늘리는 실질적인 방법들
한의학에서는 보혈(補血) 치료를 통해 혈액량을 늘리는 접근을 합니다. 특정 한약재가 혈액 생성을 촉진한다는 것이 오랜 경험적 지식으로 축적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약에만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먼저 바꾸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철분 섭취입니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이기 때문에 혈액 생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붉은 살코기, 간, 달걀노른자, 조개류, 콩류, 시금치, 브로콜리 같은 녹색 채소를 꾸준히 먹어야 합니다. 저는 특히 소고기와 달걀을 자주 먹으려고 노력했고, 시금치를 데쳐서 나물로 만들어 반찬으로 자주 먹었습니다. 철분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지만, 음식을 통한 섭취가 흡수율도 좋고 부작용도 적습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혈장의 90% 이상이 물이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혈액량 자체가 줄어듭니다.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되는데,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점심 전후로 한 컵씩, 저녁에도 한두 컵을 의식적으로 마셨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지만, 몸이 적응하면서 혈액 순환이 개선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혈액 생성을 촉진하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걷기, 달리기, 수영 같은 운동을 하면 심장 기능이 향상되고, 몸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혈액 생성이 늘어납니다. 저는 계단 오르기를 의식적으로 자주 했는데, 실제로 계단을 오르고 나면 손발이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이 개선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혈액량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혈액은 주로 밤에 생성되기 때문에,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혈액 생성 자체가 방해받습니다. 저는 불면증으로 고생했지만, 운동과 철분 섭취를 늘리면서 점차 수면의 질이 개선되었고, 그것이 다시 혈액 생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순환이 만들어졌습니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도 도움이 됩니다. 토마토, 당근, 호박, 블루베리 같은 식품은 혈액을 맑게 유지하고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합니다. 저는 아침 식사로 토마토를 자주 먹었고, 간식으로 당근을 썰어 먹거나 블루베리를 챙겨 먹었습니다.
혈액량 부족은 단순히 빈혈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병원 검사에서 정상이라는 말을 들어도, 만성적인 피로, 불면, 소화불량, 손발 냉증 같은 증상이 있다면 혈액량 부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바꾸면서 이런 증상들이 서서히 개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약도 도움이 되지만, 결국 몸이 스스로 혈액을 만들고 순환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