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첫 아이를 계획했을 때 그냥 피임만 안 하면 자연스럽게 임신이 될 거라고 엄청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도해보니 생각보다 임신이라는 게 쉽게 되지 않더라고요. 매달 생리를 할 때마다 받는 실망감이 생각보다 컸고, 원래 싫었던 생리가 더 싫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첫 아이가 있지만 둘째도 계획 중이라서, 이번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만 35세가 다가오니 첫째 때처럼 막연하게 기다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신 전 필수 산전검사와 예방접종
임신을 준비하는 첫 단계는 내 몸이 지금 임신해도 되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엽산이랑 비타민만 챙겨 먹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체크해야 할 게 훨씬 많더라고요.
산전검사는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감염 여부 확인, 자궁경부 세포검사 등으로 구성됩니다. 특히 풍진이나 수두 같은 감염에 대한 항체 검사가 중요한데, 여기서 항체란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의미합니다. 만약 풍진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접종 후 1개월만 피임하면 임신 시도가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기준이 완화됐습니다.
요즘은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30대 중후반에 첫 임신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경우 당뇨, 고지혈증, 갑상선 문제 등 성인병 관련 검사도 함께 받는 게 좋습니다. 특히 35세 이후에는 유방암 검진도 권장되는데, 국내 유방암 환자의 85% 이상이 35세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임신 후에 발견하면 치료 옵션이 제한되니 미리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AMH 검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AMH(Anti-Mullerian Hormone)는 난소예비능검사로,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수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내 난소 나이가 몇 살인지 확인하는 검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수치가 낮다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야구 경기에서 벤치에 선수가 100명 있어야 이기는 게 아니듯, 임신에 필요한 만큼의 난자만 있으면 됩니다. 현재 나라에서 난소예비능검사를 지원해주니 해당 병원에서 검사받으시면 좋습니다.
검사를 받았으면 반드시 결과를 확인하러 가야 합니다. 저도 주변에서 검사만 하고 결과를 안 받아가는 분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검사나 예방접종이 필요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배란일 계산과 임신 시도 타이밍
임신 시도는 배란일을 중심으로 계획하는 게 기본입니다. 저는 생리 주기가 비교적 규칙적인 편이라 어플로 배란일을 예측했는데, 나중에는 배란 테스트기도 사용했습니다. 테스트기를 쓰면 좀 더 정확하게 배란일을 알 수 있어서 계획 임신에 도움이 됩니다.
부부관계 빈도와 타이밍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배란일 5일 전부터 배란 후 1~2일까지 약 7일간 매일 또는 격일로 관계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하기는 어렵죠. 실제로 격일로 해도 임신 성공률에 큰 차이가 없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나이가 비교적 젊다면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해도 괜찮습니다.
임신 시도 기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 35세 미만이라면 1년 정도 자연임신을 시도해보고, 만 35세 이상이라면 6개월 시도 후 병원을 찾는 게 권장됩니다. 여기서 만 35세가 기준이 되는 이유는 고위험 임신의 기준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자연임신을 시도하면 정상적인 부부의 90%가 임신에 성공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다만 이건 평균적인 기준이고, 개인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저는 반대 의견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임신을 계획했다는 것 자체가 매달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만 35세 이전이라도 6개월 정도 시도해서 안 되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서 도움받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난소예비능 검사 결과와 체중 관리
난소예비능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 안타깝게도 난소 나이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없습니다. 대신 중요한 건 기한을 정해놓고 임신 시도 시기를 계획하는 겁니다. 수치가 낮다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요. 나이가 어리면 난자의 질이 좋아서 열심히 관계만 해도 충분하지만, 만 35세 이상이라면 난임 병원과 상담하는 게 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체중 관리도 임신 준비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낭난소증후군 환자가 체중을 관리하면 임신 성공률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저도 첫 임신 준비할 때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임신을 준비한다면 체중 감량이 필요할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약물로 치료하다가 약을 끊고 임신을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임신 중에는 이런 비만 치료 약물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피임하면서 치료받는 게 좋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살이 잘 안 빠지니 미리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영양제는 엽산이 가장 기본입니다. 엽산은 신경관결손증 예방에 필수적인데, 1개월 전부터 먹어도 되지만 3개월 전부터 꾸준히 챙기는 게 안전합니다. 저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적당한 가격대 제품을 구매해서 먹었는데, 요즘은 초기 임산부용 종합 영양제가 잘 나와 있어서 임신 준비 단계부터 먹으면 편합니다. 비타민D도 함께 챙기면 좋은데, 요즘 선크림을 많이 바르고 햇빛을 잘 안 보잖아요. 그래서 별도로 보충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치과 치료도 놓치면 안 됩니다. 특히 치주질환은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 임신 전에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스케일링은 임신 전이나 출산 후에 받는 게 좋고, 임신 중에 충치 치료가 필요하면 받아도 됩니다. 국소마취나 진통소염제, 항생제도 임신 중 사용 가능한 걸로 선택하면 되니까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뇌전증 약, 갑상선 치료제, 여드름 약 중 일부는 임신 중 복용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당뇨약이나 혈압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포함해서 먹는 모든 약에 대해 의사에게 알려야 적절한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두 번 정도 임신에 실패했을 때 받은 충격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때 베이비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많은 산모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부분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생기던가 말던가' 하는 마음으로 일부러라도 편안하게 지내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니 갑자기 임신이 되더라고요. 물론 과학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음의 여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둘째를 준비하면서 첫째 때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나이도 있고 몸도 첫째 낳고 많이 무너졌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완벽하게 계획하려고 욕심부리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책대로 되는 임신도 없고 책대로 크는 아이도 없으니까요. 여러분도 임신 준비하시면서 필요한 검사와 관리는 하되, 마음만큼은 편하게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