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뜨는 순간, 기쁨과 동시에 '이제 내 몸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저는 임신 6주차에 입덧으로 일주일 만에 4kg이 빠지면서 하루 종일 기절하듯 누워있었고, 20주차에는 옆구리가 찢어질 듯 아파서 응급실에 갔다가 변비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29주부터는 갈비뼈 통증으로 숨 쉬기조차 힘들어 바디필로우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임신은 결코 드라마처럼 아름답고 성스럽기만 한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임신 초·중기, 입덧과 변비로 시작되는 고난
임신 5주에서 6주 사이에 시작되는 입덧은 임신부의 50% 이상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증상입니다(출처: 차병원 건강칼럼). 여기서 입덧이란 단순히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하는 증상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저처럼 먹덧과 체덧이 동시에 오는 경우, 안 먹으면 저혈당으로 어지럽고 먹으면 급체한 것처럼 하루 종일 꼼짝도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저는 입덧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디클렉틱(doxylamine, pyridoxine) 처방을 권유받았지만, 임신 초기에 약을 먹는 게 두려워 거부했다가 결국 일주일간 기절하듯 지냈습니다. 입덧약을 먹고 나서야 겨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고, 원하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6주차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견되어 7주차부터 내과에서 갑상선 약을 복용했는데, 이 약은 태아의 갑상선 형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출산 후에도 한 달 더 복용했습니다.
임신 중기로 접어들면서 가장 오래 저를 괴롭힌 건 변비였습니다. 임신부의 약 25%가 변비를 호소하는데, 이는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생깁니다. 여기서 프로게스테론이란 임신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여성 호르몬으로, 자궁을 안정시키기 위해 장 운동까지 느리게 만들어 변비를 유발합니다. 커진 자궁이 대장을 압박하는 것도 한몫합니다.
저는 변비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푸룬주스는 개인적으로 비추천합니다. 마시는 순간만 배가 아프면서 변을 보고 나면 오히려 변비가 더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제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변비 완화 요구르트를 매일 마시기
- 유산균 꾸준히 섭취하기
- ABC주스(사과·비트·당근) 마시기
변비가 심해지면 변이 이동하면서 아랫배가 파르르 떨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저는 결국 산부인과에서 임신부용 변비약을 처방받았습니다. 20주차에 옆구리가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갔을 때도 원인은 변비였습니다.

임신 후기, 부종과 갈비뼈 통증의 전쟁
임신 28주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몸이 무거워지면서 새로운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임신부의 50~80%가 경험하는 부종은 저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29주부터 만삭 전까지 발과 다리가 임신성 당뇨가 있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부었습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여기서 임신성 부종이란 호르몬 변화와 자궁이 하대정맥을 압박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부종보다 더 힘들었던 건 갈비뼈 통증이었습니다. 태아가 자라면서 자궁이 흉부를 압박하고, 아기가 발로 갈비뼈를 차면서 숨 쉬기조차 힘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주로 오른쪽 갈비뼈가 아팠는데, 자궁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아기 역류방지쿠션을 뒤집어 경사진 형태로 만들어 그 위에서 잤고, 바디필로우는 정말 필수였습니다.
12주차부터 시작된 요통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배가 불러오면서 복근이 팽창하고 커진 자궁이 대정맥을 눌러 혈류 장애가 생기면서 허리에 무리가 갔습니다. 저는 임신 중 수영과 가벼운 산책으로 요통을 관리했고, 임신 말기에는 임산부용 복대를 착용했습니다.
출산 후에는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산후소양증이었는데, 이는 출산 후 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신이 가려워지는 증상입니다. 여기서 소양증이란 피부에 뚜렷한 병변 없이 가려움만 나타나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저는 참다가 늦게 병원에 가서 일시적인 처방만 받았고, 결국 모유수유를 중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바로 산부인과에 가서 진단받는 걸 강력히 권장합니다.
임신은 한 생명을 만들기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임신하면서 우리나라 성교육에 임신 중 겪게 되는 신체 변화와 증상들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임신은 아름답고 성스럽다는 추상적인 교육이 아니라, 입덧으로 일주일 만에 4kg 빠지고 변비로 옆구리가 찢어질 듯 아프며 갈비뼈 통증으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현실적인 과정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청소년들이 생명의 소중함과 임신의 무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겪고 있는 분들은 각 시기별 증상을 미리 알고 대비한다면, 조금이나마 덜 당황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https://ilsan.m.chamc.co.kr/health/columnView.cha?menuCode=2531&&idx=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