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포도당을 70배 이상 소비합니다.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저는 '그럼 굶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고, 제 주변에서 암 투병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치료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직접 목격했습니다.

갈색지방이 암세포의 포도당을 빼앗는다
일반적으로 사람 몸속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만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에너지를 태워 열을 내는 특별한 지방도 존재합니다. 1900년대 초 독일의 생리학자 오토바르 부르크는 암세포가 산소 대신 포도당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바르부르크 효과라 부르는데, 오늘날 PET 스캔으로 암을 찾을 수 있는 원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2000년대 초 과학자들은 성인의 목과 척추 근처에서 격렬한 포도당 소비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정체는 갈색지방이었습니다. 갈색지방은 신생아에게만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성인에게도 존재했고 추운 환경에서 체온 유지를 위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2021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실험쥐를 통해 갈색지방이 활성화되면 암세포의 포도당 흡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약 3주 동안 암 성장이 80% 이상 감소했고, 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제가 보험 일을 할 때 암 치료 관련 자료를 많이 봤는데, 이런 식으로 몸에 원래 있는 조직을 이용해 암을 억제한다는 개념은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베이지지방, 온도 제한 없이 암과 경쟁하다
갈색지방의 치명적인 약점은 약 16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만 활성화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환자가 계속 추운 환경에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솔직히 이 부분에서 저도 '결국 실용성이 없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로 일반 흰색지방을 갈색지방처럼 행동하도록 만든 겁니다. UCP1, PGC1알파, PRDM16 같은 유전자를 강제로 활성화시키자, 흰색지방은 스스로 연료를 태우는 조직으로 변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베이지지방이라 불렀습니다.
연구팀은 베이지지방을 실험쥐의 암세포 주변에 이식했고, 3주 후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베이지지방이 엄청난 속도로 포도당을 흡수하고 태워버리자, 에너지원이 고갈된 암은 더 이상 자라지 못했습니다. 사람 조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생체세포치료, 몸에 무리 없는 암 치료의 가능성
제가 보험 일을 하면서 배운 건, 최신 암 치료 기술들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방사선 치료도 암세포만 타겟팅하는 방식으로 진화했고, 면역치료제도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만 공격합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들은 너무 비쌉니다. 보험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분들은 접근조차 어렵죠.
베이지지방을 이용한 생체세포치료의 아름다운 점은 그 자연스러움에 있습니다. 체내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방을 역할만 바꿔 다시 몸속으로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외부 물질을 투여하는 게 아니라 내 몸의 조직을 활용하는 거죠.
물론 저도 압니다. 이런 연구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잠시 희망을 품지만, 대부분 몇 년 뒤엔 조용히 사라진다는 걸요. 실제로 제 주변에서 암 투병하시는 분들을 보면, 아직까지는 항암 치료의 고통을 피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살이 빠지고 피부가 푸석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치료는 가능하지만 건강한 방법으로 치료는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수많은 실험이 무너지고 논문이 잊혀지더라도, 그들이 걸어온 길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베이지지방 연구가 실제 치료로 발전한다면, 몸에 무리 없이 암을 억제하는 날이 정말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제 주변의 환자분들이 덜 고통받으며 치료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