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첫 아이를 키우면서 옷 사이즈 하나 고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선물받은 옷은 한 번도 못 입히고 계절이 지나가고, 어렵게 산 옷은 두 번 입고 작아지고. 그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터득한 것들을 정리해 두면 첫 아이 키우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적어봅니다.

## 신생아 옷, 사이즈보다 여유분이 먼저입니다
신생아 시기에 옷을 사러 가면 으레 '신생아(NB)' 또는 '0~3개월' 사이즈를 집게 됩니다. 여기서 NB란 Newborn의 약자로, 몸무게 3~5kg, 키 50~56cm 전후의 아기에게 맞도록 설계된 사이즈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이즈로 딱 맞게 사는 걸 의도적으로 피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신생아 옷은 조금 크다 싶을 정도로 여유 있는 걸 골라야 실용적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손 끝까지 덮일 만큼 소매가 긴 옷을 고르면 손싸개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손싸개란 신생아가 자기 얼굴을 손톱으로 긁지 않도록 손을 감싸주는 육아 용품인데, 이걸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소매 긴 옷 하나로 해결이 됩니다. 게다가 여유 있게 산 옷은 조금 더 오래 입힐 수 있어서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소재는 순면(pure cotton) 이 맞습니다. 신생아 피부는 피부 장벽 기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화학 섬유가 섞인 소재는 피부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태그나 장식이 없는 디자인인지도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아기가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등 쪽에 장식이 있는 옷은 실제로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국내 신생아 평균 체중은 약 3.3kg으로 집계되어 있습니다([출처: 통계청](https://kostat.go.kr)). 하지만 아기마다 성장 속도는 달라서, 같은 개월수라도 체형 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사이즈 가이드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고, 실측 수치를 꼭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뒤집기 시작하면 우주복 단추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3~6개월 무렵 아기가 뒤집기를 시작하면 육아의 체감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이때부터는 옷 선택 기준도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이 시기를 직접 겪으면서 우주복을 과감히 내려놨습니다.
일체형 우주복, 즉 롬퍼(romper)란 상하의가 하나로 연결된 의류로, 신생아 시기에는 기저귀 교환도 편하고 체온 관리도 쉬워서 애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기가 뒤집기를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뒤집기를 시작한 아기는 정말 쉬지 않고 몸을 뒤집습니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단추를 전부 열었다 닫아야 하는데, 이게 하루에 여섯 번 이상 반복되면 생각보다 굉장한 스트레스입니다. 저는 이때부터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투피스 스타일로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또 하나, 이 시기 아기는 엎드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토를 자주 합니다. 위 부분이 바닥에 눌리면서 역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턱받이(bib)를 여러 개 구비해 두고 자주 갈아주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입니다. 제 경험상 턱받이는 최소 7~10장은 있어야 세탁 텀을 여유 있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소재는 이 시기부터 신축성(stretch)이 중요해집니다. 신축성이란 옷감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고 회복되는 특성을 말하는데, 활동량이 늘어나는 아기에게 신축성 없는 소재는 움직임 자체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면 혼방 소재나 스판덱스가 소량 포함된 제품을 고르시면 착용감과 활동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 옷 사이즈는 항상 한 단계 크게 사야 합니다
아기 옷을 고를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현재 개월수에 딱 맞는 사이즈를 사는 것입니다. 선물로 들어오는 옷들도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이번 달에 6개월이니까 6개월 사이즈"라는 논리인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잘 안 맞습니다.
아기는 보통 3~4개월 주기로 사이즈가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는 그보다 훨씬 짧은 주기로 옷이 작아집니다. 제 아이도 지금 24개월인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분명히 맞던 옷이 갑자기 짧아지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어떤 옷은 한 계절도 못 입혔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개월수보다 한 사이즈 크게 구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유 있게 한 시즌 이상 입힐 수 있고, 세탁 후 수축(shrinkage)이 생겨도 대응이 됩니다. 수축이란 세탁 후 원단이 열이나 물에 의해 줄어드는 현상으로, 순면 소재일수록 이 현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미리 감안하고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현명합니다.
옷 구매 전 체크해야 할 핵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키·몸무게를 기준으로 브랜드별 사이즈 가이드를 직접 확인한다
- 현재 개월수보다 한 사이즈 크게 선택한다
- 세탁 후 수축 여부를 고려해 순면 제품은 여유 있게 산다
- 계절 옷은 해당 시즌 시작 전에 미리 파악하고 구매한다
- 브랜드마다 실제 치수 차이가 있으니 수치로 비교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아기용품 사이즈 표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일 월령 기준임에도 브랜드 간 실측 치수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https://www.kca.go.kr)). 브랜드 사이즈를 맹신하지 말고 반드시 cm 수치로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바랍니다.

## 비싼 옷보다 중고 옷이 부모도 아이도 편합니다
유치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이 부분을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구르고, 넘어지고, 흙을 만지고, 음식을 흘리며 몸으로 세상을 배웁니다. 이것이 아이의 신체 발달에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그런데 비싼 옷을 입히면 부모가 먼저 위축됩니다. 옷이 더러워질까 봐 아이의 놀이 자체를 제한하게 되는 경우를 현장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저는 신생아 시절부터 주변에서 물려받거나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로 옷을 마련해 왔습니다. 처음엔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제가 직접 써봤는데 위생적으로 세탁하면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오히려 타격 없이 마음 편하게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 의류가 초보 부모에게는 더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봅니다.
4살 이전까지는 굳이 브랜드 새 옷에 투자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아이들이 자기 취향이 생기는 시점은 빠르면 5살 전후입니다. 그때 한두 벌 정도 아이가 원하는 옷을 사주는 것이 훨씬 의미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더러워져도 아깝지 않고, 버려도 타격 없는 옷이 오히려 옳습니다.
아기 옷 쇼핑에서 피해야 할 실수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예쁘고 비싼 옷을 사서 아이와 부모 모두 긴장하며 입히는 것보다, 저렴하거나 중고라도 마음 편하게 마음껏 입힐 수 있는 옷이 진짜 잘 고른 옷입니다.
아기 옷 고르기는 결국 '얼마나 오래, 편하게 입힐 수 있는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사이즈는 한 단계 크게, 소재는 피부 자극 없는 순면으로, 구매는 중고도 충분히 현명한 선택입니다. 지금 아기 옷 때문에 고민 중이시라면, 일단 현재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먼저 재보시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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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blog.naver.com/chukwuma_kungabtlz/223681096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