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이를 안으면 허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병원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니 임신 전보다 수치가 확 떨어져 있더군요. 산모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내 몸이 약해진 걸 수치로 확인하니 충격이었습니다. 골다공증은 70대 어르신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20~30대 산모에게도 골밀도 저하는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납니다.

소리 없이 진행되는 골다공증의 실체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없다는 겁니다.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신호가 없어요. 실제로 70대 어머니가 거실에서 가볍게 미끄러졌다가 고관절이 부러져서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넘어졌네 하고 끝날 일이, 약해진 뼈에게는 치명타가 되는 거죠.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이 15% 정도에 달하고, 환자의 80%가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됩니다. 어제까지 자유롭게 장을 보고 친구를 만나던 분이 하루아침에 화장실조차 혼자 가기 힘든 상태가 되는 겁니다. 척추 골절은 더 조용합니다. 심하게 기침을 며칠 하다가 병원에 갔더니 척추뼈가 주저앉은 압박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출산 후 허리 통증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 선생님이 "지금부터 관리 안 하면 나중에 키가 줄고 등이 굽을 수 있다"고 경고하시더군요. 통계를 보니 첫 번째 척추 골절 후 또 다른 척추 골절이 생길 위험은 최대 23배까지 증가하고, 모든 2차 골절의 약 50%가 첫 골절 후 2년 안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뼈가 약해지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골다공증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기계적 자극의 부족, 쉽게 말해 운동 부족입니다. 우리 뼈는 울프의 법칙이라는 원리를 따르는데요, 뼈에 물리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반대로 자극이 없으면 뼈는 단단해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밀도를 유지하는 일을 멈춰버려요.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는 우주 비행사들이 단 몇 달 만에 심각한 골 손실을 겪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물리적 자극이 사라지니 뼈가 빠르게 약해지는 거죠. 여기에 뼈를 더 빠르게 약하게 만드는 가속 인자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산성 식이입니다. 육류나 가공식품 같은 산성 식품을 너무 많이 먹고 채소와 과일 같은 알칼리성 식품을 부족하게 먹으면, 우리 몸은 혈액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뼈에 저장된 칼슘을 꺼내 씁니다. 이 과정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뼈는 당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둘째는 호르몬 변화입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기가 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줄면서 골 손실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저처럼 임신과 수유 중인 산모도 비슷합니다. 칼슘이 태아와 모유로 이동하면서 뼈가 약해지거든요. 특히 20대 초산인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셋째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입니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수치를 높이는데, 이 호르몬은 뼈를 만드는 세포의 기능을 방해하고 칼슘 흡수까지 막습니다.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뼈 성장에 중요한 호르몬들이 나오기 때문에 수면 부족 역시 뼈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약보다 중요한 건 뼈를 지키는 근력이다
골절을 막기 위한 해결책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운동을 통해 뼈 자체의 구조적 강도를 높이는 것이고, 둘째는 근력과 균형 감각을 길러서 뼈를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고 근본적으로 넘어지지 않게 만드는 겁니다. 균형 잡힌 훈련과 꾸준한 운동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 낙상 발생을 최대 3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출산 후 몸을 회복하기 위해 가벼운 스쿼트부터 시작했습니다. 앉았다 일어서기,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동작이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체중 전체가 척추와 고관절에 수직으로 실리면서, 뼈를 만드는 조골 세포에게 "지금 당장 뼈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명령을 내립니다.
동시에 이 운동은 허벅지 앞뒤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킵니다. 단순히 걷는 것을 넘어서 발을 헛디뎠을 때 몸을 지탱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균형을 잡아주면서 낙상을 막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죠. 튼튼한 하체 근력은 갑작스러운 충격에도 우리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는 든든한 외부 갑옷이 됩니다.
약물 치료도 물론 중요합니다. 이미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으셨거나 골밀도가 매우 낮은 분들은 골 흡수를 억제하거나 골 형성을 촉진하는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운동과 영양을 병행해야 효과를 극대화하고 몸의 근본적인 회복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칼슘만 먹는다고 뼈가 튼튼해지지 않는다
뼈를 튼튼하게 지으려면 재료가 필요합니다. 핵심은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려서 몸의 산성 부담을 줄이고, 염증을 일으키는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뼈 건강의 필수 영양소들이 서로 어떻게 협력하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뼈 건강 하면 칼슘을 떠올리죠. 칼슘은 뼈의 구성 성분, 벽돌과 같습니다. 하지만 비타민 D가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비타민 D가 제 역할을 하려면 마그네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해요.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비타민 D를 활성 형태로 전환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렵게 흡수한 칼슘이 엉뚱한 곳, 혈관 벽 같은 데 쌓이지 않고 정확하게 뼈로 가도록 이끄는 것이 비타민 K2의 역할입니다. 저는 산후조리 때 칼슘제만 열심히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마그네슘과 비타민 D, K2를 같이 먹어야 제대로 흡수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제가 직접 영양제를 챙기고 식단을 관리하면서 느낀 건, 이 영양소들이 마치 한 팀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우리가 섭취한 칼슘이 비로소 튼튼한 뼈로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멸치를 많이 먹는다고, 우유를 많이 마신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첫 번째 골절을 겪은 환자가 적절한 관리 없이 지내다가 1~2년 안에 두 번째, 세 번째 골절로 이어져서 결국 거동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첫 번째 골절이 발생했다면 이것을 끝으로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방심하지 말고 두 번째 골절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저는 아기를 낳은 후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약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산모들에게도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골밀도 저하는 임신과 수유 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지만,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몸에 필요한 영양 균형을 맞추고 뼈 성장에 필요한 명확한 신호를 운동을 통해 꾸준히 보내준다면, 골다공증성 골절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